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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어버이 날, 밭에서 쑥을 뜯는 딸과 어머니...

by 이류음주가무 2011. 5. 10.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하늘은 맑고 봄 바람은 코 끝을 간질이며 스쳐
지나갑니다
배꽃과 복사꽃은 지고, 사과꽃이 한창 핍니다. 


정원수로 심은 소나무엔 송화도 옹기종기 붙어있는데요. 곧 세상으로 노란 가루를 날릴 준비입니다.
송홧가루 날리는 오월 기대됩니다.


애기똥풀도 지천이지만 
초록과 
잘 어울리며 제 멋을 뽐냅니다.


 여주 작은 형 집에 앉았습니다. 사남매 모두가요.
살아가기 바쁘다 보니 한자리에 모이기가 그리 쉽지는 않더군요.

저는 오리훈제구이와 막걸리, 복분자주를 준비했고, 여동생은 삼겹살을,
그리고 작은 형은 집에 있는 온갖 채소와 나물류, 쌈 등을 
큰형은 양주와 표고버섯, 그리고 소고기까지 준비해와 먹을 게 산처럼 풍성합니다. 


장남이 주는 음료와 고기에 어머님도 행복해 하십니다.


이 술 저 술 들어가다보니 얼굴은 붉어지고 표정은 환해집니다.
그렇게 꿀맛 같은 두시간 정도 흐르고요.


큰형 표고버섯 농장이 있는 죽당리에 갔습니다.
일명 파치, 즉 상품가치가 전혀 없는, 그래도 먹을 만한 표고버섯도 얻어오구요. 


짬을 낸 여동생은 집사람과 어머니와 함께 빈 밭에서 쑥을 뜯습니다.
쑥떡, 된장국에 넣은 쑥 국 향이 좋지요.  


애지중지 키운 딸, 늘 가슴에 안타가움을 갖고 있는 외동 딸과 쑥을 뜯는 어머님 얼굴에도
모처럼 환한 웃음이 나옵니다. 

늘 오늘 같았으면...



시집 보낸 딸, 늘 걱정이시다가 따듯한 봄날에 딸과 쑥을 뜯는 게 당신에게는 참 행복이
겠지요.
보는 우리도 행복한데요. 뭘....


어버이날 그런 행복이 산들바람처럼 산들산들 흘러갑니다.
아내 얼굴에도 향긋한 봄 내음이 다가오고,


시골봄은 점점 깊어져 갑니다. 새소리도 흥겹습니다. 

어머님 집에 가서 가겠다고 인사드리니 당신 집에서 못한 게 많이 서운했나 봅니다. 
여름엔 
조금 불편하더라도 
어머님 집에서 해야겠어요. 천렵이요...

그렇게 봄날은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며 갑니다.


어느 덧 하늘은 어두워지고, 구름도 닮아갑니다.


집에 오니 고 3인 딸아이가 예쁜 카네이션을 선물하네요.


저도 어머님께 드리지 못한 것을요.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많은 것을 생각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