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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카페와 책방

[여주여행][여주카페][여주책방] 여주, 외진 산 아래 홍두깨책방을 찾아서

by 이류의하루 2022. 3. 4.

여주 북내면 외진 산 아래 홍두깨책방, 카페를 찾아서 

지난해 두 차례 제주한달살이를 실행했다. 무려 두 달 동안 제주에 머물렀으니 한해 6분지 1을 제주에서 보낸 셈이다. 2020년도 코로나19 상황에 뜻하지 않게 심방세동 시술과 급성 맹장 수술 등을 하다 보니 삶의 어떤 전환점이 필요한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2월부터 3월까지, 또한 11월부터 12월까지 남들은 한 차례라도 간절히 바라는 소망을 나는 두 차례나 감행했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냈고, 사진과 일기 등 기록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두 차례에 걸쳐 경험한 제주한달살이를 개인 블로그(다음 검색 봉려리의하루)에 포스팅하는 작업은 의도했던 만큼 쉽지가 않았다. 며칠 전 겨우 상반기에 경험한 내용을 모두 올릴 수 있었다. 곧이어 하반기 제주한달살이를 올릴 계획이다.

 


여주시청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여주소식지'를 이천 집으로 발송한다. 고향이 여주고, 여주에 연고도 많아 소식지를 요청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집에 서식지가 도착했었는데 자세히 읽지를 않았나 보다. 그 소식지에 오늘 소개하는 홍두깨책방이 소개됐었다.

 


지난해 5월에 오픈한 홍두깨책방은 책방 대표가 50여 년간 모아 온 세계문학책과 음반 등을 시민과 공유하는 장소다. 50여 년간 집안에 소장됐던 책과 음반이 공기 좋고 햇살 맑은 산 아래로 제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북내면 중암리는 여주에서도 외지고 또 외진 산골(?)이다. 90년대 말로 기억한다. 이곳에 토기 농장이 있었고, 그 농장 기사가 ‘한겨레21’에 실렸다. 당시 이천시청에 근무했던 나는 토요일 담당과장님을 모시고 이곳을 찾아왔다. 토끼 튀김부터, 회, 구이, 탕까지 다양한 토끼 요리를 맛봤다. 오다 보니 그 농장 입구를 지나쳤다. 그러니 이 홍두깨 책방이 얼마나 외졌는지, 이런 곳에 책방을 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지 내 마음은 두근거렸다. 

홍두깨책방을 찾아가는 일은 물론 어렵지 않다. 요즘 시골 도로는 대부분 포장되어 있어 차를 몰고 가기는 어렵지 않지만 찾아가면서도 정말 책방이 있기는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그 자리에 우뚝하니 책방이 있다. 

 

책방 건물은 높고 또 넓었다. 책방 안에는 책방대표가 그동안 모아 왔던 세계문학책이 가득하다. 책은 대륙별로 구분해 비치해놨다. 약간 어둡지만, 책을 찾는 데 불편함은 전혀 없다. 세로로 긴 창 앞으로 빛이 들어오고 그 앞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책을 살 수도 있다. 다만 대부분 문학 작품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 조각, 회화, 건축 등 예술 관련 책은 없어 아쉬웠다. 다른 책방처럼 예술이나 환경 분야 등으로 조금만 넓혔으면 하는 의향을 내 비췄다. 결국, 책은 사지를 못했다. 

 

책방 안쪽에 특별한 공간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로 음악실이다. 책방대표가 모아 온 오래된 LP, CD, 카세트 등이 그 공간에 가득하다.  

 

물론 카페도 겸한다. 책방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오래된 책 등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책 향과 진한 커피 향은 닮은 듯했다. 둘 다 지치거나 복잡한 마음을 명징하게 해 준다. 홍두깨책방과 카페가 존재하는 이유다. 커피 한잔 마시며 세계적인 문호들의 한 줄이라도 읽는다면 이 또한 행복하지 않겠는가. 내가 다시, 종종 ‘홍두깨책방’을 찾을 명분이다.

 

 

*홍두깨책방은 북 스테이는 물론 공간 대여도 한단다. 북클럽은 운영 중이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잠시 주춤한 상태다.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중암2길 49 / 홍두깨책방(운영시간 11:00-19:30) /  매주 월, 화는 휴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