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사랑하는 카페와 책방

[이천카페] 갈산동 '다육당' 카페를 가면...

by 이류의하루 2021. 6. 10.

갈산동 '다육당'카페를 가면......

일요일 오전 이천 먹자골목 중간쯤 위치한 ‘동래곱창’에서 곱창전골로 점심을 해결했다. 딸아이가 곱창전골을 먹자 했다. 식성이 나랑 닮아 외식할 경우 메뉴 선택에 결정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 때로는 나를 당황하게 하는 메뉴도 있지만 그때는 그대로 딸의 의견에 따른다.

'동래곱창'도 이천에서는 맛집으로 소문났다. 오전 11시경 첫 손님은 바로 우리 가족이었고, 셋은 아침을 언제 먹었냐는 듯 천천히 전골을 비웠다. 추가로 밥을 볶아달라고 요청했다. 고소한 향이 나는 볶음밥도 비우고 밖으로 나왔다.

점심을 먹었으니 다음으로 갈 장소는 카페였다. 여기저기를 검색했고, 결론을 낸 카페가 다육당이다. 처음엔 당 이름이 왜 그래? 민주당도 아니고 열린당도 아니고 하며 ‘풋’하고 가벼운 웃음이 났다. 카페 옆에 다육을 키우고, 판매하는 비닐하우스가 있어서 다육당이라고 작명했을 터다. 내비게이션의 친절한 안내에 무조건 순종하며 갈산동 목적지에 도착했다.

골목길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에 하얀 건물이 나타났다. 삼각형 경사지붕 형태의 경량철골조(?) 건물이다. 주차장에 차량 두 대가 주차해 있었다. 손님은 있지만 많지 않겠다고 추측했다. 

 


‘다육당’이란 간판이 달린 육중한 문이 인상적이다. 슬쩍 밀면 힘도 들지 않고 소리도 나지 않는다. 이천이나 여주의 카페에 이와 유사한 출입문은 보지를 못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첫인상이 매우 정갈하고 깔끔했다. 남쪽의 통창 두 개는 물론 정면 측면 등 시원한 창문이 인상적이다. 내부 테이블이나 의자 역시 미니멀하다.

 


나는 어디서나 주문하는 메뉴는 동일하다. 오후 3시 이전에는 오직 한 가지 아메리카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아이스다. 다연이는 음료 외에 다른 먹을거리를 추가 주문한다. 아마도 다육당 가입한 당원들이 좋다고, 맛있다고 방문자 리뷰를 검색해 보았을 터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는 동안 나는 동의를 얻어 사진을 찍었다. 

 

옆문을 열고 다육 농장으로 나가봤다. 잔디에 잔디 블록 그리고 돌담에 놓거나 걸려있는 다육들은 햇볕을 받아서 그런지 싱싱하다. 건물에 포인트를 준 창문에 놓인 작은 다육은 생명력이 없는 건물이 아니라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는 큰 역할을 하는 듯 제격이고 아름답다. 건물을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황금비율의 접점 같은 구성이 돋보인다.

다육 농장으로 들어갔다.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농장은 마치 잘 가꾼 작은 공원처럼 단정했다. 중간 부분은 좀 큰 다육을, 가장자리는 작은 다육이가 오와 열을 맞추어 가지런히 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나는 어리둥절했고, 또 촘촘히 자리를 잡은 다육들을 세세히 구경했다. 환한 빛 때문에 사진도 제법 잘 나온다. 그러다가 결국 작고 둥근 선인장에 시선이 꽂혔다. 앞뒤에 놓인 다육 가격이 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어 일단 점찍고 고민을 했다.

 

농장 안 한 편에는 소규모 모임을 주선하기 좋은 장소로 꾸며져 있었다. 한 여름 더운 날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계절은 좋을 듯하다. 판교에 있는 모 백화점의 경우 실내에 이와 같이 꽃과 다육, 화초 등을 판매하면서 카페도 겸하는 매장이 있다.

 


다시 카페 안으로 들어와 차를 마시고 또 다연이가 주문한 케이크 한 조각도 나눠 먹었다. 

 

먹고 나서 다연두랑 다육 농장으로 갔다. 카페 문을 열고 나가 한 컷을 찍었다. 역광이라 조금은 아쉽지만, 매력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다육 농장으로 들어갔고, 다연이와 연두 역시 처음 내가 본 느낌을 받은 것처럼 감탄사를 연발한다. 내가 꽂힌 작은 선인장을 보여줬다. 연두는 내가 다육을 마음에 둔 점을 이례적으로 칭찬하며 사주겠다고 다연이랑 협공한다. 결국 난 최초로 대한민국 이천에 있는 다육당 카페에서 다육을 구매했다. 물론 나만 사지 않고 다연이와 연두도 하나씩 골랐다. 내가 선택한 다육의 가격은 8천 원이었다.

 

일찍 점심을 먹고 호강을 누린 오후였다.

 

나는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분위기가 나는 건물이 좋고, 다육당처럼 특히 층고가 높으면서도 카페로서 비본질적인 장식 등을 비워낸 미니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건물은 더더욱 좋아한다. 내 커피 취향은 아메리카노면 족하다. 산미가 있건 아니건 상관은 없다. 다육당 같은 건물에서 마시는 커피는 내겐 역시 최애의 음료다. 

 

위치 이천시 갈산로 136번길 153

휴무일 /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