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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책방을 찾아가다

[광주여행][광주카페] [퇴촌목수] 퇴촌 목수, 카페야 공방이야?

by 이류음주가무 2021. 8. 1.

퇴촌목수, 카페야 공방이야?

광주시 퇴촌에 있는 천진암 성지에 볼일이 있어 7월 중순 연두랑 동행했다. 천진암 성지는 ‘한국천주교회발상지’이다. 날은 무더웠지만, 흰 구름이 푸른 하늘을 다양하게 붓질한 풍경 덕에 참을 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4단계 적용으로 천진암 성지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전화로 물어본 후 출발하자는 연두의 말을 허투루 새긴 내 불찰이 크다. 

이왕 퇴촌까지 왔으니 시원한 커피라도 한 잔을 마시고 가자며, 천진암 아래 퇴촌 계곡의 좌우를 살피며 차를 몰았다. 계곡 주변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음식점, 카페 등등이 많았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는 카페는 보이지 않았다. 

천진암 성지로 향할 때 서점이 보여 그 서점에 들러 책 한 권을 사야겠다며 책방을 찾았다. 그때 눈에 번쩍 나타난 카페가 바로 ‘퇴촌목수’ 카페다.

 

일단 카페 이름 자체가 시선을 끌었고, 또한 건물이 단순 독특했으며, 단층치곤 높이도 대단했다. 연두에게 목수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으니 가보자며 차를 돌렸다.

주차장에는 차량 두 대가 뜨거운 햇볕 아래 이글거렸다. 물론 반은 그림자에 가려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무로 된 카페 이름이 부럽게도 멋지다. 내 스타일의 목공예품도 걸려있다. 다시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발을 들여놨다.

 

예상대로 카페 안은 조용하면서 넓고 또 높았다. 

 

손님은 두 테이블에 서너 명뿐이다. 한 벽면은 공예품으로 전시돼 있었고, 또 다른 벽면에는 둥근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톱질해 자른 후 정성껏 붙여놨다. 또 다른 면은 커다란 통유리창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다. 특히 자연광을 흡수하기 위한 구멍이 난 천정에서 내려오는 빛은 테이블뿐만 아니라 목공예제품에도 그대로 투영되다 보니 목공예품이나 카페의 가치를 돋보여준다.

 

연두가 차를 주문하는 동안 촬영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내부를 천천히 촬영하면서 목공예품을 살폈다. 세상에 하나뿐인 식탁, 테이블 그리고 의자와 콘솔 등 생활 가구와 스탠드, 스피커, 라이팅, 커팅 보드 등 수공예 소품 등 다양했다. 

 

퇴촌 목수인 이진호는 ‘절제된 선과 엄격한 비례를 통해 실용적인,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스튜디오 가구를 추구한다. 프리미엄 등급의 오크, 체리, 윌넛 등의 원목과 천연 오일을 사용하고 디자인, 제작 등의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고 한다  

 

물론 나는 생활소품 하나를 사고 싶었지만, 연두는 냉정했다. 다만 차를 마시며, 건물 내부를 요리조리 꼼꼼히 살폈다. 건물이 높다 보니 우선 시원했다. 테이블 간격도 일반 카페보다는 넓었다. 사진을 찍어 다연이에게 보냈더니 친구들과 지난겨울 광주에서 여행했을 때 방문했던 카페란다. 젊은 친구들이 일부러 검색해 찾아온 카페이니 나도 잘 고른 거지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연두를 앞에 앉혀놓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카페 내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다. 목공예품에 많은 눈독을 들였지만, 연두는 끝내 차가웠다. 그래도 멋진 ‘퇴촌목수’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한 시간을 연두랑 그윽하게 보냈다. 

 

다음에 또 천진암 성지를 갈 일 있으면, 다른 일로 그 길을 지나간다면, 누군가 그쪽에서 만나자고 한다면 바로 생각날, 그 카페, 바로 ‘퇴촌목수’ 카페다.

 

전화 / 031-769-2767
주소 / 경기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610
영업시간 / 평일 11:0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