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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카페와 책방

[원주여행][원주카페][원주책방][북카페] 터득골북샵, 솔 밭에서 무슨 소리가?

by 이류의하루 2022. 3. 25.

제주 두 달 살이 때부터 이어진 책방 순례, 차도 함께 마신다면 좋고, 외진 산속이나 마을에 있다면 더더욱 찾아가고 싶은 책방. 원주로 나들이를 떠났다. 이천 신하리에서 ‘터득골북샵’까지는 약 55㎞, 한 시간이 조금 안 걸린다. 오늘도 운전은 다연이가 맞는다. 요즘 주말마다 운전에 푹 빠져 있다. 

터득골은 책방을 검색하다 보니 발견했다. 집에서도 나들이하기 좋고 시간도 적정하며, 또 산자락에 있다는 장소성도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침 다연이도 이곳에 관심을 두고 있던 터라 목적지로 정하고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문막IC에서 나왔다. 며칠 전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화장한 원주 화장터를 지나 우회전해서 가니 차량통행도 한적하고, 마을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도로 어느 지점에 터득골의 푯말이 보인다. 좁고 경사진 도로라 다연이는 긴장을 했지만, 마침 마주 오는 차량이 없이 무사히 소나무가 우거진 산 아래 주차장까지 도착했다. 주차 후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이미 몇 손님이 책방을 둘러보며 차도 마신다.

 

터득골북샵은 책과 빵을 판매하는 카페다. 건물은 화려하지 않지만, 책방은 따듯하고 정감이 있다. 책방 지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림책을 비롯해 다양한 책들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으면 졸음이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조금은 있지만, 하얀 자작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 세워놓은 모습이 시골스럽다. 

 

방 한쪽에서는 한 손님이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읽기 좋은 조용한 장소로 자연 채광이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저 공간에서 차를 한 잔 마시며 내가 좋아하는 화가 ‘에곤 실레’의 일대기를 읽고 싶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우드스탁 윈드차임’ 이 걸려있다. 일종의 ‘풍경’으로 우리나라의 공식 유통사라고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경쾌하다. 복잡한 공간을 벗어나 저 언덕 아래서 올라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의 소리가 힐링 그 자체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목은 다소 쌀쌀했지만, 몸 전체는 청량한 느낌이다. 솔향이 가슴 깊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느낌이다. ‘우드스탁 윈드차임’ 소리가 바람을 타고 책방을 휘감는다. 

 

오래된 고양이가 나른한 몸을 이끌고 잔디밭에 앉았다. 손님들이 마치 제 친구라도 된 양 자연스럽다. 처음 보는 손님에게 날을 세우지 않는다. 마치 온 세상의 풍파를 헤쳐나온 도인 같다고나 할까. 나이가 꽤 먹었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온 터라 커피를 주문했다. 터득골에서 직접 구운 빵도 있고,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또한, 북스테이도 운영한단다. 차를 마시며 멀리 산을 바라본다. 건너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좋고 북샵 뒤에서 내려오는 솔향도 그윽하다. 

 

다른 책방과 비교하자면 편안함이 정말 좋다. 책방 안도 그렇고 차 마시는 공간도, 솔숲을 걸으며 사유하는 공간도 그렇다. 아마 계절마다 한 번씩은 꼭 오고 싶다. 물론 올 때마다 책 한 권씩은 구입하지 싶다. 2022.3.1. 방문하다.     

 

위치 / 원주시 흥업면 대안로 511-42(033-762-7140 / 010-5646-7140)

휴무 / 매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