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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맛집, 맛집을 찾아서

[이천맛집]부발 매지울묵밥 집에서 전병이 가장 맛 있다는데, 왜?

by 이류의하루 2013. 7. 15.

대학1년생인 딸아이와 점심자리를 어렵게 마련했다. 무엇을 먹을까 의향을 떠보니 부발 무촌리 ‘매지물 묵밥'집의 전병이란다. 오늘 소개할 이천맛집은 바로 ‘매지울 묵밥’이다.  

정말 맛있는 집이다. 비오는 날이면 더욱 생각나는 맛 집이지만 이런 날은 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선 듯 가기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사전 예약이 필수일 정도다.  

‘매지울 묵밥' 맛집의 주 메뉴는 묵밥이다. 10년 전 부발에 근무할 때부터 단골이었다. 그때는 메뉴에 만두도 이름이 올려 있었다. 어느 순간 그게 사라졌다. 만두를 직접 만들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묵밥보다 만두를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주인장이 야속했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계속 묵밥을 탐했다. 만두만큼 묵밥도 맛있기 때문이다.  

 

그날도 찾아갔더니 주차할 장소가 없다. 차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꽉 차있었다. 맛집 출입구로 나와 겨우 한 쪽에 주차했다. 앞에 두 팀이 대기 중이다. 일단 주인장에게 주문 후 기다렸다. 곧 단체 예약손님이 한꺼번에 식사 후 나가자 우리 자리까지 생겼다.

 

전병이 나왔다.  

전병 하나에 만원이지만 그 내용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값은 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영월 시장 내에서는 개당 천원이지만 ‘매지울 묵밥' 집의 전병은 그 전병과 차원이 달랐다. 나보다 딸아이가 더 좋아하는 전병이다. 

집사람이나 딸아이가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 물론 내가 많이 먹었다. 전병 속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고 싶었다. 뭔 재료가 혼합돼 있어 이리 맛이 있을까. 내 입맛에는 두부만 잘게 다져 양념한 게 전부인 듯했다. 그런데 입안에만 들어가면 그것만이 아님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맛 집마다 특유의 비법이 있을 터 물어봐야 ‘네네 뭐뭐가 들어갑니다.‘고 할 텐데 물어보는 이만 이상한 사람을 취급받을 터, 물음은 접었다. 그냥 맛이 있으니 먹기만 했다. 여기에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고 싶지만 운전대를 잡았으니 가당찮은 생각이다.  

도토리 묵밥도 나왔다.  

한 여름이니 난 시원한 얼음이 얹어진 ‘시원한 묵밥’이고 아내와 딸아이는 ‘따듯한 묵밥’이었다. 노란 좁쌀이 섞인 밥이 같이 나왔다. 

적당량 넣어 천천히 섞기 시작했다. 한 숟가락을 떠 입안에 넣었다. 좁쌀의 약간 거친 느낌이 묵의 부드럽고 자유분방함에 포로가 된 듯 묘한 조화를 입안에서 부렸다. 이래서 이 집 묵밥을 찾는구나 하고 무릎을 쳤다. 손님들은 계속 변했다. 아내도 비웠고, 딸아이도 비웠고, 나도 다 비웠다. 세 그릇 모두 훤했다. 

대부분 도토리묵밥과 전병을 주문하지만 도토리들깨칼국수, 도토리해물파전, 도토리비빔국수, 도토리묵무침도 일품인 ‘매지울 묵밥' 맛집. 딸아이가 오면 저녁에 가서 전병에 막걸리을 한 잔 해야겠다.    

 

위치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중앙로 60-16(효양아파트 지나자마자 우측) 

전화 031-631-7651

휴무 매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