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사랑하는 카페와 책방

[여주카페] 커피도 맛있고, 사진찍기도 좋은 '알바트로스 커피로스터스'

by 이류의하루 2020. 7. 22.

 

커피도 맛있고, 사진 찍기 좋은 '알바트로스 커피로스토스'

개인적인 문제가 생겨 자문을 구하고자 서울 친구가 이천에 왔다.

 

관고동 한정식 식당 '정다함'에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난 후 여주 세종대왕릉에 있는 카페에서 차 한잔하려고 갔으나 '코로나19'로 휴무 상태였다. 영릉 뒤편 남한강 가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사진동호회에서 전에 한 차례 차를 마셨던 '알바트로스 커피로스터스'다. 그때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위치만 알고 차만 마셨다. 

 

카페에 도착하니 외부 테라스에서 한 팀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알바트로스'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아메리카노(아이스)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인장께서 뭐라고 되물었다. 아메리카노 커피 맛이 두 가지인데 고맙게도 선택하라는 의미였다. 고객의 입맛 취향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카페는 좀 드물다. 두 가지 커피 중 더 고소하고 쓴 맛의 커피를 주문하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철 계단은 좁았다. 오를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층 내부 첫인상은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테이블은 적당했고, 의자는 심플했다.

 

조명은 밝기도 하고 또 어둡기도 했다. 분위기 있는 소품도 다양했다. 노출된 벽면에 여백을 살린 디스플레이는 꽤나 인상적이다. 빛이 들어오는 창문을 가리는 커튼도 단순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남한강이 한눈에 조망된다. 전선과 가로수가 시야를 조금 방해하지만 강변 분위기는 물신 난다. 감성 사진 찍기 좋은 카페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젊은 주인장께 사진을 찍어도 좋으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주인장은 미소로 화답했다. 일층 전체를 담고, 이층으로 올라왔다. 커피도 물론 찍었다. 카페 내부를 찬찬히 그리고 촘촘히 구석구석 둘러보니 찍을 대상이 너무나 많았다. 커피를 마시다 말고 찍고 마시고 또 찍었다.   

 


커피는 쓰고 구수했다. 

 

누군가는 신맛도 난다고 했다. 커피는 수백 가지 맛을 낸다고 한다. 지금 수백 가지 커피 맛을 꼭 알 필요도 없고, 다 맛볼 수도 없다. 다만 커피에서 나오는 풍미가 개인적인 취향에 적합하면 난 좋은 커피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알바트로스' 카페의 커피는 맛있고 좋았다.

 

주인장에게 '알바트로스'가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바보새'란 말이 있고, 최근에는 누군가 와서 골프에서 사용하는 용어도 있다고 귀띔해줬단다. 혹시 '이은미'의 노래 중 '알바트로스'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했다. 한번 들어보시라고, 정말 좋은 노래라고 말을 건넸다. 주인장이 아직 젊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은미 / 알바트로스 

여기에 바보라 불리는 한 새가 있습니다. 
날개가 너무 커 날지 못합니다. 
땅에선 놀림을 당하며 바보라 불리지만 
알고 있죠 날 수 있어 바람 거세지면 
자유롭고 길을 잃은 새 거친 폭풍 앞에 섰을 때 
날 수 있단다 너를 던져라 널 흔들고 있는 바람 속으로 
그 바람이 나를 펼친다 너무 커서 아팠던 날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하늘에선 최고로 멋진 새죠 
땅에선 내가 너무 쉬워 누구나 건드리죠 
괜찮아요 용서해요 날 미워해도 사랑해요(중략) 

취향을 저격하는 커피를 마시고, 또 좋아하는 사진도 찍다 보니 시간은 많이 흘렀다. 

 

경강선 능서 '세종대왕릉전철역'에 친구를 내려주고, 들판 농로로 차를 몰았다.

 

중간중간 멈추고 가기를 반복하며 연두가 좋아하는 개망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내 유년시절의 추억이 어린 양화천 둑길로 천천히 달렸다. 고향 들판은 늘 아름답고 멋지고 편안하다. 마치 '알바트로스 커피로스터스'에서 남한강을 조망하고, 풍미 가득한 커피를 마시며, 사소한 수다를 떨듯 말이다.

 

2020. 7. 15. 사진을 찍고, 친구랑 마시다......

 

 

알바트로스 커피로스터스

여주시 능서면 영릉로 489-3 / 왕대리 7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