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의 여름도 그만 추억이 되버렸습니다.
자연은 이제 행복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몇 번의 상채기를 남기고 우리 땅을 할키고 간 태풍도 가을의 결실을 위한 통과의례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바람에 힘겨워 쓰러진 나무와 곡식의 줄기가 생살을 드러내도 들판은 이미 황금 빛으로 변해 높은 하늘을 응시합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하늘에, 긴 구름이 하나 둘 흘러가는 풍경에 시선은 행복한 우리 시골 풍경으로 향합니다.
이렇게 들녘이 아름답고 고운 지 예전에 미쳐 몰랐습니다.
잘 여문 이삭이 고개를 숙인다는 사실 물론 누구나 다 압니다.
알 뿐이지 그가 왜 아름다운 지, 존경스러운 지 생각하지 않았고, 관심 조차 없었습니다. 나와 다른 어떤 존경심이 자연스레 배어있어 시기와 질투가 생겨서 그랬나봅니다. 오늘 그 당연하다고 당연해야 된다는 사실이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지 깨달았습니다.
저들을 보고말입니다.
여주와 이천은 쌀이 유명한 고장입니다.
여주는 대왕님표 여주쌀, 이천은 임금님표 이천쌀. 내가 농사를 짓는 곳은 경계지역입니다. 맛과 질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는 곳이죠. 상표만 다름이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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