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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2/7, 15일차 올레15코스, 한림항에서 고내 포구까지 걷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12. 7.

12/7 15일차 / 바람 쌀쌀하고 거세다. 하늘은 맑다 약간 운무도 낀 듯하다

한림항에서 고내포구까지 올레15코스를 걷다

오늘은 올레15코스를 걷는다. 한림항 비향도행 도선 대합실에서 출발해 고내 포구까지 16.5㎞로 난이도 역시 중급이다.  한림항에 주차 후 출발해 종점에서 다시 한림항으로 버스를 타고 와 차를 몰고 숙소로 오는 일정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지난밤은 잘 잤다, 일곱 시 조금 넘어 일어나 찬밥에 김칫국, 계란 프라이다. 반찬은 김이 전부다. 김칫국을 치국 끓이다가 그만 태워버렸다. 고구마 역시 간식으로 준비하고 정물오름 앞을 지나는데, 올레 가이드북을 숙소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숙소로 가 책자를 챙긴 후 여유롭게 한림항 비양도행 도선 대합실에 도착했다. 해풍은 거세다. 스탬프를 찍으니 아홉 시가 조금 넘었다. 

 

해안가를 따라 대수 포구까지 걷다가 A, B 코스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A 코스로 이동했다. 대로를 지나려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대형 화물차가 멈추며 보행자를 먼저 건너라고 한다.

 

 코스는 밭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는 느낌이다. ‘그루터기’ 쉼터에서 고구마와 차를 먹고 마셨다. 서운 정사 좌측으로 돌기 전에 절을 잠깐 구경했다. 대웅전은 일반 사찰과 비슷했다. 미륵보살을 모신 공간은 형태가 궁금하다. 사찰은 크고 웅장한데 오전이라 불공을 드리는 불자는 보이지 않고 한가롭다. 

 

사찰을 뒤로하고 농로와 숲길 등을 지나는데,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길가에 버린 모습이 눈에 띈다. 어느 골목길을 지나는데 ‘굴무기낭’이란 카페 있다. 지나치다가 빙 떡이 궁금해 다시 들어갔다. 카페는 작고 소박했다. 감귤 쉰다리 에이드와 표고 빙 떡을 주문했다. 빙 떡은 떡 안에 무, 전복, 표고버섯을 넣은 전병으로 한 개에 4천 원에서 9천 원 한다. 표고버섯 빙 떡을 먹었더니 걸을 때마다 입안에서 표고버섯 냄새가 난다.

 

납읍초등학교 입구에 있는 ‘금산공원’을 올랐다. 나무 형태에서 산기가 느껴진다. 규모는 작지만 마치 비자림 같은 느낌이 드는 작은 숲이다. 

 

숲을 나와 걷는데 예쁜 공방이 있어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통과했다. 납읍을 지나는데 마을이 단아하고 격조 있게 느껴진다.

 

백일홍 길을 지나 과오름 둘레길 입구에서 나머지 음식을 모두 먹었다. 고내봉 입구를 지나 대로를 지나니 바로 202번 버스가 정차한다. 고내(서) 정류장이 보이고 정류장을 지나 다시 고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올레길을 지난다. 고내 포구에 도착해 포구 옆에 올레 안내소가 있지만, 오늘은 문을 닫았다. 한 시 반에 스탬프를 찍고 포구로 나가니 파도가 방 벽을 넘어 높이 솟아오른다. 간혹 무지개도 살짝 보이기도 했다.

버스정류장으로 걸어와 202번 순환 버스를 타고 한림주유소 앞에서 내려 한림항 주차장까지 걸어갔다. 중간에 보이는 한림성당의 외향이 독특하다. 차를 몰고 저지예술인정보화마을 인근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올레향 감귤농장’에 도착해 주인장에게 전화했더니 작업장이란다. 

어제 무인 가판대서 황금향 한 봉지 사서 먹었는데 맛있어 택배 주문하러 왔다 했더니 귤을 한 봉지를 가득 담아 주시며 머무는 동안 귤을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 한다. 결국, 5㎏ 2박스 66,000원을 입금했다. 내일 수확해서 보내면 모레에 도착한다고 한다. 

 

숙소에 도착해 숙소 호스트(주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쓰레기 배출 문제로 조목조목 반박했더니 전화가 왔다. 죄송하다고 주인장은 사과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했다. 숙소 운영과 관련 별도로 문제점을 적어 보내겠다고 전했더니 내일 방문해서 문제점을 살피겠다고 한다.

 

설거지와 샤워를 마치고 인근 ‘동광 메밀 짬뽕’ 집에 갔더니 오늘은 5시까지 영업한다고 문을 닫았다. 주변 음식점을 검색하니 ‘전원일기 쌈밥집’의 별표가 많다. 동광6거리 3정류소 인근이다. 손님은 한 테이블에서 먹고 있었고 나는 쌈밥정식을 주문했다. 다양한 반찬과 제주 돼지고기 수육까지 푸짐하게 나왔다. 

 

복권방에 가서 복권 두 장과 호두과자를 사 들고 숙소에 와 세탁기를 한번 돌리면서 또 하루를 마무리했다.

<굴무기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