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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여기가 좋아

친구들과 대관령 옛길을 걸었다. 다음엔 누구랑?

by 이류음주가무 2012. 11. 12.

오래전 아들과 함께 대관령을 넘으면서 나눈 이야기를 담은 소설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서재를 찾아보니 강릉이 고향인 이순원 선생의 '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이더군요.

 

소설 내용을 기억은 못하지만 그때부터 대관령 옛길을 한 번은 꼭 걸어서 넘어가야겠다고 다짐했지요. 대관령 휴게소에서 제왕산으로는 가봤지만 원래의 옛길에 대한 그리움은 간직하고 있었지요.

 

마침 그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천시청에 현재 근무하고 있고, 과거에 근무했던 친구들의 모임을 대관령 옛길을 트래킹 한후 강릉에서 싱싱한 회를 먹는 일정으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토요일(11월 10일) 오전 8시 서희 동상 로타리에서 출발, 대관령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휴게소에 도착해 선자령 등산로로 향했죠. 바람도 잠잠한 호젓한 산길을 따라가다보니 이내 포장도로가 나옵니다.  

송신탑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는 대관령국사성황당 및 산신당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동해 방향으로는 대관령 옛길을 가리킨 표지가 있어 그리로 내려 갔지요.

 

늦 가을이라 낙엽이 쌓여있어 그 길은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푹신합니다. 

대관령 옛길은 2010.11.15. 문화재청으로부터 경치가 뛰어나고, 역서적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 받아 명승 제75호로 지정된 오래된 길이지요. 다른 산길 또는 등산로에서 흔히 보았던 직선의 나무나 돌, 철제 계단보다는 S자형으로 돌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길이다보니 걷기가 정말 편하더군요.   

 

 

 

숨참도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는 기분은 무건운 몸이 날아갈만큼 상쾌합니다. 걷다보면 바람소리도 많이 날듯 했지만 이 날은 바람도 잠잠합니다. 다만 산새 소리는 흥겹고 정겹습니다. 바위에 두 팔(다리)을 벌리고 서 있는 다람쥐가 앙증맞기 이를 때 없습니다. 저기 다람쥐 있으니 사진담으라며 손가락질하자 다라 납니다. 다람쥐도 손가락질은 싫어하나 봅니다. 

  

대관령 구 도로와 만나는 반정 위 쉼터에서 한 자리에 모여 담아온 소주와 막걸리 그리고 과일을 나눠먹습니다. 친구가 겨우살이 따러 갔을 때 나무에 오르는 제 흉내를 내는데 그 재미 나는 흉내라니.... 

반정에서 본 강릉은 약간 흐린 날이지만 가슴까지 시원합니다. 

내려 갈수록 단풍이 아직 곱습니다. 계곡의 물소리도 깨끗하고 시원합니다. 내려가는 사람보다 오르는 사람이 더 많더군요. 이번 트래킹은 내려가는 코스로 정했지만 다음엔 대관령박물관에서 출발하는 오르는 코스로 정해야겠어요.  

 

 

 

 

 

 

(대관령박물관방향)오르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에 전통 초가집이 복원돼 있네요. 옛길을 올흐는 나그네들의 쉼터이기도 한 이 곳, 물 한 잔 또한 시원합니다. 

안내소를 지나니 노란 은행나무 아래 대관령 옛주막에서 막걸리라도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초록향기팬션을 지나니 길가의 솔잎은 푹신하고, 솔향은 가득한 길이 반깁니다. 솔잎을 밝고 가니 발바닥이 푹신푹신 편합니다. 예의 강릉다운 길이지요.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걷다보니 대관령 박물관까지 걸린 시간은 세시간......

  

주차장 주변엔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겨울을 재촉합니다.

 

다음엔 아내와 아들과 딸과 함께 대관령 박물관을 시작으로 긴 얘기 나누며 걸어봐야 겠어요. 그 얘기를 장편소설은 어렵겠지면 에세이로는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 곳에 포스팅도 하고요......

정말 친구들과 유쾌한 하루를 보냈어요.     

 

걷는 거리 : 총 7.8km(왕복 15.6km)

난  이  도 : 쉬워요

코      스 : 대관령 박물관 - 초록향기팬션(0.9km) - 옛길만나가든(1.3km) - 상제민원(2.9km) - 대관령제6터널(4.7km) - 반정(5.2km) - 대관령국사성황사 및 산신당(6.3km) - 대관령 휴게소(7.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