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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1/29, 8일 차 올레14-1 코스를 걷다. 문도지오름, 저지오름, 정물오름은 오르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11. 30.

<새별오름>

연두가 떠나는 날이다. 아침 일찍 공항에 연두를 데려다주었다. 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구름이 너무 멋지다. 새별오름 북쪽 갈대밭에 주차 후 새별오름을 배경을 사진을 찍었다. 갈대와 오름 그리고 푸른 하늘, 구름의 조화가 절묘하다. 구름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계속 담고 싶었다. 다양한 구도를 잡고 찍고 또 찍었다.

 

숙소에 돌아와 약과 비타민 등을 먹고 동광6거리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 후 오설록티뮤지엄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올레제14-1코스를 걷는 날이다.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서 오설록 녹차 밭까지 9.3㎞로 다소 짧은 거리다. 오설록티뮤지엄 주차장에 주차 후 오설록티뮤지엄 버스정류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지점인 저지예술정보화마을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출발지점으로 가는 버스가 40분 뒤 도착할 예정이란다. 종점부터 출발해 종점인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올레제14-1코스>
아홉 시 사십 분에 오설록 녹차 밭에서 출발했다. 앞에 여성 2명도 출발했다. 녹차 밭을 지나자마자 곶자왈 숲 길이 었다. 제주에서 곶자왈 숲길은 걸어본 길 중 가장 완벽했다. ‘제주열대식물연구소’도 여기에 자리 잡은 이유를 알겠다. 험하지도 않고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면서 온전히 나를 성찰하는 시간이다. 다시 올레길을 걷는다면 이곳부터 걷고 싶다. 

 

<문도지오름>  
걷기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나 ‘문도지오름’에 도착했다. 지난번 유현수 작가를 만났을 때, 현지인이 좋아하는 오름이라고 소개를 받아 매우 궁금했다. 어느 곳에서도 한라산을 바라보면 각종 개발, 건축 등으로 시야를 불편하게 하는데 문도지오름에서 만은 유일하게 한라산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추천을 했다. 정말 그랬다. 한라봉처럼 생긴 한라산을 오롯이 볼 수 있었다. 

 

물론 문도지오름에서는 새별오름, 정물오름, 금오름, 수월봉 등 다른 오름의 멋진 뷰도 조망이 가능하다. 약간 허기가 져 오메기떡과 귤 하나, 커피를 마시고 내려가는데 더 머물고 싶은 마음 때문에 떠나기가 좀 아쉽다. 오름만 오르는 여행이라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오름이다. 

다시 길을 떠났고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는데 한적하다. 오늘따라 구름도 참 멋지다. 아침에 보았던 새별오름 앞에서의 구름은 여전하다. 제주에서 이런 날은 드문데 오늘은 유난하다.

 

<소리소문> 책방
곶자왈 숲과 문도지오름을 온전히 느끼고 걷다 보니 어느새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 접어들었다. 저지마을 골목을 돌고 도는데 문득 ‘소리소문’이란 책방을 발견했다. 뜻밖의 행복이자 기쁨이었다. 나는 ‘살아남은 그림 들’이란 책을 샀다. 책 뒷면에 책방 스탬프도 쾅 찍었다. ‘소리 소문’이란 책방은 최근에 이전해 왔고, 북 스테이는 운영하지는 않는단다. 주인장 취향의 책은 아니고, 학습지를 제외한 다양한 분야 책을 진열했다. 내가 들어간 후 곧 서너 팀이 들어온다. 최근에 제작했다는 ‘제주책방올레’ 지도 한 장을 얻었다. 주인장의 상냥하고 친절한 미소가 여행자에게는 고맙다. 문을 나서면서 뜻밖의 즐거움을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저지오름>
올레제14-1코스 시작점이자 오늘 종점인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 도착했다.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스탬프를 찍은 후 인근에 있는 저지오름에 올랐다. 오름 둘레길을 돌다가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저지오름 전망대에서도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지만, 문도지  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은 비교가 된다.

 

<올레식당 고기국수>
버스정류장 인근에 고기 국수가 전문인 ‘올레식당’이 개업했다. 맛이 궁금하고 점심시간도 지나 들어갔다. 고기 국수와 맥주 1병을 주문했다. 여기서는 제주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다. 개업 날이라 직접 재배했다는 천혜향 두 개도 서비스로 나왔다. 친절하게 먹는 방법도 알려 주는데, 정말 달콤했다. 맥주 한 잔을 마시는데 고기 국수가 나왔다. 고기의 양은 다른 집보다 많다, 적당히 삶아 식감은 쫀득쫀득하다. 고기 냄새도 나지 않으면서 담백하다. 나의 맛집으로 즐겨찾기를 누르며 기억에 저장했다. 

 

세시 조금 안돼 820-1번 순환 버스가 도착했다. 손님은 오직 나뿐이다. 7분 뒤 오설록티뮤지엄에 도착했다. 주차장으로 이동해 차를 몰고 정물오름으로 이동했다.

 

<정물오름>
세시 넘어 정물오름 좌측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공동묘지는 갈대밭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십 여분 정도 오르니 정물오름 정상에 올랐다. 아침에 새별오름에서 바라봤을 때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던 오름이다. 역시 기대한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한라산은 물론 새별오름, 산방산, 금오름, 성이시돌목장 등 조망이 장관이다. 주변에 공사현장이나 비닐하우스 등이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산란하게 하지만, 다시 찾을 만한 오름으로 정물오름을 추천하고 싶다. 

 

내려오는 길에 어느 분이 흘리고 가셨는지 여성 모자가 길가에 놓여있다. 남자 모자라면 내가 그냥 착용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성 모자라 정물오름 간판에 걸어놨다.

네 시에 숙소로 귀가했다. 샤워 후 또 밥과 미역국으로 저녁을 먹었다. 안덕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서 우유, 맥주(4캔), 충전 케이블, 돈 앞다리 등을 샀다. 오늘 하루가 뿌듯하다.

 

<소리소문 책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