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부터 소리 없이 눈이 내렸습니다.
큰 도로는 진흙 같은 눈으로 질퍽거리고,
좁은 골목길,
푸짐한 순백의 눈이 어린 색시의 볼처럼 정말 곱습니다.
찬 바람의 고통과 시련을 비켜
온실에서 피고진 동백은 여리고 여린 아름다움입니다.
눈 덮인 동백이라면
동백이 그 아래 핏빛으로 물들며 피었다면
거칠지만 인고의 긴 세월을 보낸 수도자의 깊고 푸른 주름처럼
조용하지만 시퍼렇게 빛났겠지요.
동백은 그래도 동백입니다.
2014.1.19. 여주 황학산수목원 온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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