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려리771 바다가 그리워 아내와 남애항에 갔다. 개천절 날 아내와 함께 양양군에 있는 남애항을 다녀왔습니다. 전날 숙직이라 깊은 잠도 못자고 강원도로 달렸지요. 아내의 시선은 바다였고, 나는 풍경이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법면에 수줍게 핀 구절초 등 야생화가 바다보다는 솔직히 좋았으니까요. 하지만 마님의 심기를 살펴야하는 머슴처럼 아내를 우선 챙겨야하는 막중한 책무를 띠고 운전했습니다. 이른 아침 머리를 감던 중 군에 복무하고 있는 아들에게 전화가 왔었는데 그만 받지 못한 아쉬움이 짖게 남아 있었거든요. 평창휴게소에서 감자 한 접시를 사 먹고 도착한 곳이 주문진 바로 위 남애항입니다. 동해고속도로 양양 방면으로 가다가 현남IC에서 나와 바닷가로 직진 후 바로 좌회전했지요. 해변을 따라 다른 차량이 추월하던 말던 천천히 몰았고, 풍경을 담기 위해 잠시 멈.. 2012. 10. 5. 아침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요즘 일교차가 커서 그런지 아침이면 부발 아미리나 여주 쪽 풍광이 굉장한데요. 스멀스멀 기어가는 듯한 낮은 안개는 물론이고, 그 위에 아침 해가 붉게 떠올라 비추는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군요. 아침에 그 해를 보고 트위터에 간단히 올렸습니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안개가 깔리는 풍경이 제법입니다. 오늘 아침해가 어떤이에게는 절망은 희망으로 분노는 환희로 슬픔은 기쁨으로 미움은 사랑으로 맞이하길 빈다고요. 누구나 떠오르는 아침 해나 며칠 뒤 한가위 보름달 또는 핏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을 바라보며 맹세아닌 맹세, 결심들을 합니다. 헛된 꿈일 수도 있고, 불가능하다고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만. 그래도 그 희망이나 소원, 맹세가 긍정으로 활짝 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2. 10. 2. 이천세라피아의 가을, 구미호가 유혹 해 이천세라피아의 모습이 하루 하루 달라집니다. 계절이 바뀌는 그런 변화가 아니라 곳곳 시설이 세계도자의 허브처럼 그 수준이 높아져간다는 말씀인데요. 설봉공원 구미호 남측에 옹기종기 자리잡은 도기들을 담아봤습니다. 앙증맞은 물고기가 입을 벌려 잠자리를 잡으려고 애쓰는 모습부터 입 안 가득 먹어치울듯한 표정, 툭 튀어나온 눈 등등... 원앙(?)이 사랑을 나누려고 정답게 마주보고 있는 모습 단지 10cm 앞에서 그러나 이루어질지... 다양한 자태를 뽐내며 꽃들과 함께 세라피아는 가을과 행복을 유혹합니다. 연휴에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설봉공원의 이천세라피아에서 도자 전시회도 감상하고 작가의 작품활동도 참관하면서 세라피아만의 예쁜 세계를 담아가시지요. 이천세라피아의 전시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2012. 9. 29. 임금님표이천쌀과 대왕님표여주쌀이 만났을 때 가을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의 여름도 그만 추억이 되버렸습니다. 자연은 이제 행복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몇 번의 상채기를 남기고 우리 땅을 할키고 간 태풍도 가을의 결실을 위한 통과의례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바람에 힘겨워 쓰러진 나무와 곡식의 줄기가 생살을 드러내도 들판은 이미 황금 빛으로 변해 높은 하늘을 응시합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하늘에, 긴 구름이 하나 둘 흘러가는 풍경에 시선은 행복한 우리 시골 풍경으로 향합니다. 이렇게 들녘이 아름답고 고운 지 예전에 미쳐 몰랐습니다. 잘 여문 이삭이 고개를 숙인다는 사실 물론 누구나 다 압니다. 알 뿐이지 그가 왜 아름다운 지, 존경스러운 지 생각하지 않았고, 관심 조차 없었습니다. 나와 다른 어떤 존경심이 자연스레 배어있어 시기와 .. 2012. 9. 25. 비 오는 날 코스모스를 담았는데 그 안엔? 일요일 오전 9시 미사를 마치고 여주 어머님을 뵈러 갔습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만 되면 제 아내가 오지 않나하고 늘 기다림으로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계시지요. 전 날 봉평에 다녀온 후 아내의 허리 통증도 크게 완화돼, 나는 카메라를 챙기고 아내는 후배가 준 능이버섯을 포장해 우리는 산촌리로, 죽당리로, 용은2리로 차를 몰았지요. 태풍 '산바' 때문에 하늘은 가을을 가렸지만 들판은 이미 가을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아내는 능이버섯을 삶고 나는 이웃집 마당에 핀 코스모스를 담기위해 삼각대와 랜즈를 챙깁니다. 산들거리는 코스모스가 어지럽게 피어 있지만 요란하지 않습니다. 어디 방향으로, 어느 꽃에 렌즈를 고정, 담을까 세밀하게 관찰합니다. 향기를 맡고 날아온 벌들 또한 분주히 이 꽃 저 꽃으로 날개짓합니다... 2012. 9. 19. 봉평 메밀꽃 밭 옆에 핀 백일홍을 보니 토요일 봉평메밀꽃 축제(9.7. - 9.16.)를 다녀왔습니다. 사람 많은 곳 가기 싫어 이천에서 열리는 축제 외에는 잘 가지 않습니다만. 요즘은 아내와 둘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자주 찾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 갑작스런 계획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을 마치고, 친구의 장녀 결혼식장에도 참석한 후 봉평으로 향했습니다. 토요일이라 여주에서 문막까지 통행이 지체돼 고속도로 대신 국도를 통해 문막으로 진입했지요. 장평IC를 나와 축제장이 있는 봉평에 다다르니 토요일 늦은 오후임에도 메밀꽃을 보러온 관광객들로 도로는 불구(?)처럼 제구실을 못하더군요. 그때 눈 길을 길 옆으로 돌렸더니 메밀꽃이 정말 소금밭처럼 하얗게 피어있더군요. 차량을 그곳으로 몰아 주차시켰는데 바위에 '팔.. 2012. 9. 19. 여주황학산수목원의 금꿩의다리 꽃이 작아 시선을 끌기가 빈약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꽃이 우리 주변에는 많지요. 저마다 유일하고 독특한 제 이름이 있는데 말입니다. '금꿩의다리'도 그중 하나인데요. 7-8월에 피는 이 꽃은 중부 이북의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80 - 120cm 높이로 곧게 자라는 줄기는 가지가 갈라지며 자주색을 띠고 있습니다. 가지마다 보라색 꽃이 달리고, 수술대와 꽃밥은 노란색이지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좀 산만하리만큼 그렇고 그런데 시선을 맞추고 바라보면 저렇게 예쁘구나하고 감탄하지요. 오늘 금꿩의다리를 감상하시죠. 여주황학산수목원에서 담았습니다. 2012. 9. 12. [이천맛집]장지리가마솥해장국, 그 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친구 모임이 있었다. 장소는 동창이 운영하는 곳으로 새로 확장 이전한 구 시청(현 이천종합복지타운) 뒤 이조칼국수다. 이곳 주인이 친구를 위해 삼합을 준비했다. 홍어는 목포에서 특별히 주문했다. 20여명이 즐겁게 왁짜지껄 소폭으로 섞어 마시다보니 분위기가 고조돼 2차로 이어졌다. 다음날 아침 기억나는 곳은 2차까진데 귀가 시간이 많이 늦은 듯했다. 총무가 하는 말이 내 3차까지 갔었다나. 전날의내 기억은 2차에 실종했기 때문이다. 아침 내내 힘들었다. 기획서 작성이 안됐다. 물을 계속마셨만 머리는 여전히 무겁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되자 직원이 안흥동 장지리가마솥해장국을 먹으로 가지 않겠냐며 물었다. 찰나의 망설임 없이 "좋지"하고 답했다. 안흥동 3거리에 있는 장지리가마솥해장국집은 사골로 육.. 2012. 9. 10. 사위질빵에는 장모님의 사랑이 담겨 있다고? 질빵이란 '짐 따위를 질 수 있도록 어떤 물건 따위에 연결한 줄'을 일컷는 말입니다. 이 질빵이란 단어 앞에 사위란 단어가 붙어있는 사위질빵이 있는데 미나리아제비과에 속하는 덩굴식물 이죠. 요즘 숲이 우거진 도로변을 달리다보면 쉽게 볼 수 게 이 사위질빵입니다. 여주 해바라기마을에서 마감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나 강천면에서 원주 부론으로 가다보면 특히 사위질빵이 많더군요. 이 사위질빵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죠. 바로 사위에 대한 장모의 지극한 사랑이라 할까요.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영농이 기계화되기전 농촌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농기구 중 하나가 바로 지게입니다. 이 지게는 대부분 산에서 소나무 등을 베어다 직접 만들어 사용했죠. 이때 질빵은 보통 닥나무 껍질이나 짚으로 꽈서 연결했지요. 그런데 닥나.. 2012. 9. 5. 내 고향 여주, 가을이 오는 너그러운 풍경 토요일 내 고향 여주의 너그러운 풍경을 담았습니다. 세종대왕릉과 황학산수목원 그리고 남한강변입니다. 태풍 벨라덴과 덴빈이 지나가면서 전국 곳곳을 할퀴고 갔지만 계절은 또 어김없이 가을입니다. 잠시 일상을 접고 성큼 다가온 가을의 숲속으로 강가로 그리고 은행나무 아래로 달려가 부드러운 햇빛과 바람이 솔향의 선율에 따라 춤추며 당신을 반갑게 맞이해 보세요. 2012. 9. 3. [이천맛집] 유산리토종순대국, 맛을 보고 딸이 한 말이 딸 아이가 생일이어서 잠시 내려왔다. 생일선물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직접 사라며 현금으로 이미 온라인 송금했다. 대신 먹고싶은 음식이 있냐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내 딴에는 신하리에 있는 '로뎀'의 피자나 그리고 양식집 등의 답변이 나오겠거니 했는데 군에 간 아들처럼 딸아이도 '순대국'이란다. 내가 잘 가는 순대국집이 이천에 몇 곳 있다. 백사 경사리의 장단토종순대, 신둔면 수광리 옛날토종순대, 중리동 남천공원의 용인순대, 신하리 무봉리순대,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이천맛집은 유산리토종순대집이다. 딸아이와는 같이 가보지 않은 '유산리토종순대국집'으로 정했다. 집사람도 이미 맛 본 집이라 흔쾌히 동의했다. 신하리에서 10여분 정도 걸리는 만큼 예약 전화를 했다. 시골순대국으로 10분 뒤에 셋이 간다고.. 2012. 8. 30. 외박 나온 이등병 아들과 포천에서의 1박 2일 아들 면회계획이 당일 면회에서 1박2일(8월 18, 19일)로 갑자기 변경됐다. 수송부대 선임들의 권고가 있었단다. 집사람도 카페에서 추천한 팬션의 남은 방 하나를 바로 예약했다. 휴가철이라 가격이 비쌌지만 더 검색하다가는 이마저 놓칠 염려가 있어서다. 아내는 아들에게 먹일 몇 가지 반찬만 준비했다. 일동에도 슈퍼가 있으니 나머지는 거기서 구입하는 게 오히려 현명하다는 사실을 두 번의 면회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이천에서 포천을 가려면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구리에서 퇴계원, 진접 등을 지나야한다. 아홉시까지 왔으면 해 서둘렀지만 토요일이라 구리에서 진접까지 도로는 지체와 서행이 반복됐다. OB베어스타운을 겨우 지나니 한가하다. 비가 내리는데도 과속하는 나에게 천천히 가잔다.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에 가까올수록.. 2012. 8. 28. 세종대왕과 효종대왕이 만나면 무슨 얘길할까 조선조 제4대 세종대왕은 가장 칭송받는 임금으로 평가받고 있는 왕으로 그분의 능이 여주 능서 왕대리에 있지요.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그곳으로 봄가을 소풍을 두 시간 이상 걸어서 가곤했죠. 영릉 인근에는 미군부대가 주둔해 있었는데 철조망 너머의 미군들을 신기하고 겁먹은 눈초리로 처다보곤 했었지요. 철조망 너머로 초코렛 등을 던져주면 서로 손에 넣으려고 몸을 던졌던 기억도 나고요. 오래전 철수한 그 부대는 우리 군으로 배치했습니다만...... 세종대왕릉 옆에는 제17대 임금인 효종대왕릉이 함께 자리잡고 있는데요. 몇 년 전 유네스코가 탁원한 보편적 가치를 갖춘 유산으로 평가해 모든 왕릉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죠. 사는 곳과 가까이 있다보니 종종 들리는 곳인데요. 오늘은 두 영능(英陵, 세종대왕릉과 寧陵, 효종.. 2012. 8. 16. [제천맛집]사또가든, 꽃나물 넣고 끓인 해물두부전골 맛 아무리 좋은 여행도 허기지면 짜증이 나기 마련인데요. 횡재한 기분으로 방문했던 용소막 성당을 뒤로 하고 배론성지로 향했습니다. 이미 오후 한 시 반이 넘자 허기가 졸음처럼 몰려오데요. 몇 년 전에도 성지입구 도로변에서 두부전골을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그리로 가기로 정했지요. 제천가는 길로 달리다보니 배론성지 입구가 보이고 그 맞은 편에 식당이 두곳이 있는데 우리가 들어간 곳은 사또가든이었습니다. 넓지 않은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서 있고, 게시대에는 음식경연대회에서 입상했다는 프랑카드가 붙어 있고요. 제천맛집입니다. 식당내부에도 오래된 역사와 맛을 자랑하듯 각종 상패와 특허증 등이 손님의 시선을 끌더라고요. 가격도 올리지 않아 착한 가격업소로도 지정됐고요. 한 무리가 식사를 마친 뒤라 식탁은 어수선하지만 .. 2012. 8. 13. 강원도에서 3번째 오래된 용소막 성당에 가다 폭염속에 군대간 아들 생각에 놀러가는 것이나 휴가도 망설여집니다. 물론 하사관으로 전역한 나로서는 그러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아내가 생각하는 아들에 대한 애정을 무시하기 어렵더군요. 주말만 되면 전화가 오지 않을까 하며 휴대폰 벨소리에 온 신경을 쏟는 모습에 두손을 들었고, 카페에 가입해 매일 부대와 장병들의 일정이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부모들이 올린 글을 정독하다보니 이젠 군대상식도 저보다 해박해 졌더라고요. 여름휴가 절정기인 지난 주 갈 곳을 찾다가 배론성지를 선택했습니다. 독실한 카돌릭 신자인 아내(요셉피나)와 두번인가 다녀왔던 곳인데요. 그때는 지금처럼 한여름도 아니고 무더위속에 고생할 아들 걱정도 모를 때지요. 다른 생각을 접은 아내와 함께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했지요. 그러나 휴가철이라 평일에도 .. 2012. 8. 11.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52 다음 728x90